[인터뷰]'공무원에서 출판인으로' 노남진 문학춘추 대표 "지역문단 편가르기 극복해야"

등록일자 2024-05-01 08:00:01
박형철 전 발행인과 30년 인연..창간정신 잇기 위해 인수
1994년 동시로 등단, 광주문인협회 사무국장, 부회장 역임
광주·전남 문단사 재조명, 패기있는 신인 발굴에 노력
▲노남진 문학춘추 대표

올해 창간 32주년을 맞은 계간 문예지 '문학춘추'가 발행인 변경과 더불어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1992년 창간된 '문학춘추'는 박형철 발행인이 30여 년간 운영해오다 고령으로 더 이상 지속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난해 9월 노남진 시인에게 일체를 넘겨 맥을 잇게 되었습니다.

전남도청에 30여 년간 재직해온 노남진 대표는 문학춘추 창간 초기부터 박형철 발행인과 인연을 맺고 출판사 운영은 물론 지역문단 활동을 함께 해오며 호흡을 맞춰온 사이입니다.

새 발행인으로 취임한 노남진 대표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문인들의 권익향상과 독자들이 보다 좋은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다음은 노남진 대표와의 일문일답.

◇ 광주·전남 문단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

- 본인 소개.

"저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부모님과 어린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동시를 창작하고 있는 아동문학가입니다. 젊은 시절 광주문인협회 사무국장, 부회장 등으로 활동했으며, 광주·전남 문단 발전을 위한 다양한 봉사를 해오며 지역문학 발전의 초석을 놓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도서출판 한림 대표, 계간 '문학춘추' 발행인, 한림문학재단 이사장, 한국문인협회 국제교류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광주 동구 백서로 125번길 11 문학춘추 사옥

- 박형철 전 발행인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

"저는 1994년 계간 '문학춘추' 봄호에 동시로 등단하면서 박형철 발행인과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당시 도서출판 한림 사무실은 광주 동구 광산동에 있고 저는 전남도청에 재직하고 있어 자주 만나 뵙고 우리 지역 문단 발전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지역문단사 정리 작업인 '광주·전남 문학인 인명사전', '광주·전남 문학동인사'등 작업을 함께했고, 한림문학상을 운영하시면서도 저의 의견을 많이 존중해주셨습니다. 2002년 박형철 발행인께서 제7대 광주문인협회 회장으로 당선되시고 저는 사무국장으로 발탁되어 장르별 회원 분포 등을 분석하여 원고청탁 기준을 세우고 광주문학상 규정을 제정하였고 무등산, 사직공원, 중외공원 등의 시비를 가꾸었습니다. 2004년 사단법인 한림문학재단을 설립하면서 사무국장으로, 2007년 계간 '문학춘추' 부록으로 '문학지평뉴스'를 창간하면서 주간으로 호흡을 맞추는 등 광주·전남 문단의 많은 일을 함께 해왔습니다."

◇ "폐간은 안 된다"..어렵게 결정

- 문학춘추 인수 배경.

"문학춘추가 31년 동안 결호없이 제124호까지 발간됐는데 이제 와서 폐간은 말이 안 된다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문학지의 창간 정신을 잘 이해하고 박형철 발행인과 30여 년 호흡을 맞춰온 제가 젊고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계간 문학춘추를 인수하고 2023년 9월 1일 발행인으로 취임했습니다."

▲노남진 대표가 편집위원들과 회의하는 장면

- 문학춘추가 새롭게 지향하는 편집 방향이 있다면.

"문학춘추는 창간된 지 32년을 이어온 전통 있는 계간 문학지입니다. 발행인이 바뀌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일거에 혁신과 큰 변화를 지향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발간 방향을 존중하면서 다양한 방향성을 가지고 천천히 편집 방향을 바꿔보고 있습니다.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창작 여건 개선은 물론 문학 발전에 헌신해오신 원로 문학인들을 모시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광주·전남 문단사를 재조명하는 한편, 젊고 건강한 신인을 발굴하기 위해 전통과 새로움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작품 선정의 범주를 넓혀서 공간(지역성)과 영역(내용)을 확장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학춘추 2024년 봄호 표지

- 2024년 봄호 권두칼럼에서 지역문단을 향해 쓴소리를 했던데.

"권두칼럼에서 '작가는 작품으로 평가받게 된다'라고 언급했듯이, 문인들이 작품 창작에 매진하기보다는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고 배척하는 패거리 문화에 휩쓸려 권력화하고 세력화하는 불편한 일들이 있음을 지적한 것입니다. 앞으로 문학춘추는 우리 지역에서 제일 먼저 창간한 문학지라는 자부심보다 지역 문단의 한 부분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자 합니다. 이는 본연에 충실하지 못한 이해득실에 민감하지 않겠다는 저의 오랜 소신이기도 합니다. 대의를 보고 지역문단이 보다 건강하게 상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향과 방법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고 성찰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서 편을 기르지 않고 차별하지 않으며, 재능 있는 작가에게는 자기의 작품세계를 개척해나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 젊은 독자층 기호에 맞게 다양성을 추구

- 지역문학인이나 독자들로부터 사랑받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우선 문학춘추를 기반으로 하는 문학인들의 활발한 활동이 필요합니다. 그들의 활동이 힘을 얻게 되면 인지도 상승과 함께 호감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그분들의 소집단 문학활동 등을 격려하는 장을 마련하는 등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작가층의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남다른 발상과 창의성이 잠재되어 있는 젊고 다양한 경험을 지향하는 문인들의 등장을 기대하고 지원하는 작업 또한 꾸준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SNS 발달로 인해 긴 문장의 글들이 젊은 독자층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한 작품 청탁과 게재의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춘추가 기획출판으로 발간한 지역문단사 저술들

- 젊은 문학인 유인 방안이 있다면.

"젊은 문인들의 도전과 모험을 수용하고 격려하는 분위기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작가들의 사유를 긍정하고 격려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기존 문학인들의 이해와 공조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문학인의 싹을 키우는 작업을 하여야 합니다. 바로 어린이들에게 글쓰기를 권장하는 것입니다. 미래의 문학인으로 성장할 어린이들에게 일기와 글쓰기를 권장하는 방안도 괜찮은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게 성장한 젊은 문인들이 문단의 한 축으로 성장해나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노남진 발행인
- 1994년 계간 『문학춘추』 봄호 동시 등단
- 동시집 『기차여행』, 『징검다리』, 『할아버지 밥상에』 발간, 금년 5월 동시집 『궁금해요』 출간 예정
- 광주문인협회 사무국장, 한국아동문학회 이사(12년), 한국아동문학회 이사, 전남문인협회 부회장, 광주문인협회 부회장(2회), 문학춘추작가회 회장 역임
- 『광주전남 문학인 인명사전』 편찬위원, 계간 『공무원문학』 편집위원, 계간 『문학춘추』 편집위원, 《문학지평뉴스》 주간, 『예술광주』 주간 등 활동
- 광주전남아동문학상(2001), 광주문학상(2004), 대한민국 공무원문학상, 광주예총 예술문화상 대상 등 수상

#노남진 #박형철 #문학춘추 #발행인 #광주문인협회 #전남문인협회 #아동문학 #전남도청 #인터뷰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추천 기사